18/08/2026
안녕하세요. 청담마디신경외과 심재현 원장입니다.
오늘은 "허리에서 다리까지 저리고 당겨서 100m도 못 걷겠다"라고 호소하시는 분들 — 즉 요추 척추관협착증(Lumbar Spinal Stenosis) 환자분들 중에서도, 수술을 권유받고 다른 길을 찾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임상 사례를 한 가지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이 영상은 특정 치료의 효과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척추관협착증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비수술적 옵션을 고려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의학 교육 콘텐츠입니다. 끝까지 보시면, 협착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먼저 척추관협착증이 어떤 병인지 짧게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 척추 안에는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spinal canal)"이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닳고, 인대(특히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고, 관절(facet joint)이 비대해지면서 이 공간이 점점 좁아집니다. 그 좁아진 공간에 신경이 눌리면, 가만히 있을 땐 괜찮은데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당겨서 못 걷는 "신경인성 간헐적 파행(neurogenic claudication)"이 나타나게 됩니다.
오늘 보여드릴 환자분의 경우, MRI에서 L3-4, L4-5 두 분절에 걸쳐 "심한 협착(severe stenosis)"이 확인되었고, 임상적으로도 전형적인 신경인성 파행을 보였습니다.
이 사례의 환자분은 70대 남성으로, 평소 가벼운 허리 통증은 있었지만 일상생활은 무리 없이 하시던 분입니다. 그런데 내원 약 한 달 전부터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셨다고 합니다. 우측 엉덩이부터 종아리까지 땅기는 방사통(radiating pain)과, 셋째·넷째·다섯째 발가락의 저림이 같이 나타났습니다. 신경학적 검사상 SLRT(하지직거상검사) 우측 70도에서 양성, Patrick test 우측 양성 — 즉 신경학적 자극 징후가 명확했습니다.
이미 다른 병원에서 MRI를 찍고 수술을 권유받으셨고, 다른 정형외과에서 신경주사 두 번과 경구약을 받으셨다가 일시적으로 호전 후, 다시 악화된 상태로 저희 병원에 내원하셨습니다.
"한 달 전 초기에는 심해서 화장실도 기어갔다." "100m 걸으면 2번 휴식 필요." 하다고 호소하셨습니다.
환자분의 영상 소견을 함께 보겠습니다.
요추 MRI 시상면을 보시면 L3-4와 L4-5 분절에서 척추관이 현저히 좁아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축상면(axial) 영상에서는 신경다발이 지나가는 공간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압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 X-ray에서는 복부 대동맥에 석회화 소견이 보였습니다. 이건 척추 자체와는 별개로, 혈관 건강이 좋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하기 때문에 — 협착증 치료와는 별도로 내과 진료를 추가로 권유드렸습니다. 영상 판독은 단순히 "디스크가 어떻다"가 아니라 환자분 전체의 건강 상태를 함께 봐야 하는 것입니다.”
이 환자분에게는 두 가지 치료를 함께 적용했습니다. 프롤로치료(Prolotherapy, 증식치료)와 하이드로다이섹션(Hydrodissection)입니다.
프롤로치료는 미국에서 7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비수술 치료법입니다. 손상되거나 약해진 인대, 힘줄의 부착부(enthesis)에 고농도 포도당 용액 같은 증식제를 정확히 주입해서, 우리 몸의 자가 치유 반응(controlled inflammatory response)을 유도하는 치료입니다. 통증의 근본 원인이 되는 "느슨해진 구조물"을 다시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개념입니다.
하이드로다이섹션은 신경 주변에 들러붙어 있는 유착(adhesion)을 5% 포도당 용액 같은 안전한 액체로 "물리적으로 박리"해 주는 시술입니다. 초음파로 신경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신경 다발을 다치게 하지 않고 그 주변의 유착을 풀어주는 거죠.
이 환자분은 협착증이 분명히 있지만 신경학적 결손(근력 저하 등)이 명확하지 않았고, 통증의 상당 부분이 후관절·인대 단위의 구조적 불안정과 좌골신경 주변 유착에서 기인한다고 판단해서, 이 두 가지를 결합했습니다.
시술 후 한 달째 추적 진료에서, 환자분은 통증과 보행이 모두 호전되었다고 평가하셨습니다. 차트에 기록된 환자분의 표현을 그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90%는 나은 것 같다. 다리저림이 많이 좋아졌고, 발끝이 붙어가지고 뻣뻣했던게 편해졌다. 치료전에는 100미터도 2번 쉬었다가 갔었는데, 걷는 것도 좋아져서 2킬로도 걸어갈 수 있다. 이제는 교회도 다닐수 있다.”
물론 이건 한 분의 임상 경과이고, 동일 진단을 받은 모든 분께 같은 결과가 보장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다리 저림, 발끝 당김, 보행거리 같은 항목이 호전되는 양상은 환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환자분도 잔존 증상이 있습니다. 발바닥 시림, 한참 걸으면 다시 당기는 느낌, 계단을 내려갈 때의 불편감은 아직 남아 있어요. 그래서 협착증 치료는 한 번의 시술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통증과 기능을 함께 관리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프롤로치료와 하이드로다이섹션이 척추관협착증의 "만능 치료"는 아닙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 의료진과 상의해볼 가치가 있습니다.
첫째, MRI상 협착이 있지만 마비·대소변 장애 같은 응급 수술 적응증이 없는 경우. 둘째, 스테로이드 주사·약물치료에 일시적으로만 반응했던 경우. 셋째, 고령 또는 동반 질환(심혈관·신장 등)으로 전신마취 수술에 부담이 있는 경우. 넷째, 수술 전에 다른 비수술적 선택지를 충분히 시도해보고 싶은 경우입니다.
반대로, 진행성 근력저하나 마미증후군(cauda equina syndrome)이 의심되는 분은 비수술 치료보다 수술적 평가를 먼저 받으셔야 합니다. 이건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협착증으로 "걷는 게 두려워진다"는 말씀을 많은 환자분께 듣습니다. 걷는 것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자유 그 자체이기 때문이죠.
수술이 꼭 필요한 분도 있고, 수술 외 선택지가 더 적합한 분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충분한 진찰과 영상 검토를 거쳐 "내 통증의 진짜 원인이 어디에서 오는가"를 정확히 파악한 뒤 결정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프롤로치료대가 심재현원장 : https://youtu.be/Tv83QXqeO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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