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2026
"내가 마음을 잘 먹지 못해서 병이 생긴 걸까?"
유방암 진단을 받고 이런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어요. 투병 책을 읽다 보면 "치유를 확신해야 낫는다", "두려워하면 치유에서 멀어진다"는 문장을 자주 만나거든요. 주변에서도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해"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고요. 힘이 될 때도 있었지만, 솔직히 어떤 날은 그 말이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불안한 날엔 '이렇게 불안해하면 안 되는데' 하고, 불안해하는 저를 또 탓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주 월요일은 이 질문을 붙들고 공부했어요. 마음가짐이 정말 생존을 바꿀까?
📖 책에서 붙잡은 것
주마니아 님의 책에서 "치료는 증상을, 치유는 원인을 없애는 것"이라는 문장에 밑줄을 그었어요. 말기 암 진단 후 10년을 건강하게 살아온 분의 고백이라, 한 문장 한 문장에 무게가 있었어요. 병원 치료와 함께, 내가 매일 바꿀 수 있는 생활 습관이 있다는 건 분명 희망이었어요. "현재 상태는 상수, 그것을 극복할 변수는 나의 생각과 노력"이라는 말도 오래 마음에 남았어요. 남 탓, 상황 탓을 하는 순간 바꿀 힘이 사라진다는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졌고요.
🔬 연구가 알려준 것
그런데 연구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요. 긍정적인 마음 자체가 암을 낫게 한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대요. 처음엔 조금 허탈했는데, 곱씹을수록 오히려 자유로워졌어요. 두려운 날이 있어도 괜찮다는 뜻이니까요. 제 마음이 약해서 아픈 게 아니라는 뜻이니까요. 연구자들도 긍정적인 태도는 삶의 질을 높이고 불안과 우울을 덜어 줄 수 있지만, 환자에게 특정한 마음가짐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흥미로운 건 신앙에 관한 연구였어요. 암 환자 4만여 명을 다룬 분석에서, 예배에 몇 번 갔는지나 기도를 얼마나 했는지 같은 '횟수'보다 삶의 의미, 더 큰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같은 '마음의 신앙'이 신체 기능, 마음 건강과 더 관련이 있었대요. 신앙은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관계라는 걸, 연구가 다른 말로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 그래서 제가 붙드는 믿음
제가 믿는 하나님은 제 기분이 좋을 때만 저를 붙드시는 분이 아니에요. 울고 무너지는 날에도 함께 계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제 결과를 장담하려고 애쓰기보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해요. 생즙을 짜고, 산에 오르고, 감사일기를 쓰고, 검진과 치료는 의료진을 믿고 맡겨요. 두려움이 올라오면 숨기지 않고 기도로 가져가요.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고린도후서 12:9)
강해져야만 은혜를 받는 게 아니라, 약한 그 자리에서 은혜가 온전해진다는 말씀이 요즘 저에게 가장 큰 위로예요.
✔️ '긍정해야 한다'는 압박 대신 해볼 수 있는 것
• 두려운 마음이 들면 억누르지 말고 이름 붙이기. "아, 지금 나 무섭구나"
•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털어놓기
•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 하나만 정하기
• 잠들기 전 감사한 일 세 가지 적기
• 2주 넘게 마음이 가라앉아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 받기
믿음은 결과를 장담하는 힘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내는 힘이라는 걸 배우는 중이에요.
혹시 지금 "내가 더 긍정적이었다면" 하고 자신을 탓하고 계신다면, 그 짐은 내려놓으셔도 괜찮아요. 오늘 하루를 살아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하고 계신 거예요.
여러분은 힘든 시간을 지날 때 무엇을 붙드세요? 댓글로 나눠주세요.
💾 마음이 흔들리는 날 다시 보려고 저장해 두세요
↗️ 투병 중인 분께 조용히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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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경험과 책,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썼어요. 치료 결정은 꼭 담당의와 함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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